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세상 나이 예순 하나 쯤에 (6) [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 장맛비 내리는 토요일. 이른 봄, 텃밭에 감자 몇 알 심어놓은 한 이랑 후벼온 감자에 애호박 하나 따다 채 썰어 부친 감자전에 주(酒) 사랑을 듬뿍 받고, 뒷정리하는 아내의 부름에 수박만 한 음식물 잔반통(殘飯桶)을 들고, 도둑고양이처럼 주위를 살피며 아파트 한쪽에 있는 음식물 수거 으로 갔다. 아뿔싸! 수거통 앞에서 아래층에 사는 5~6년 연배의 초등학교 정년 퇴임한 선생을 만났다. 머쓱한 나에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오셨네요." 하며 인사를 건넨다. "아! ~ 예, 선생님도..." 맞다, 세상 나이 예순한 살을 먼저 넘긴 선생님의 말씀이 명언이다. 네일, 내일이 어디 있으랴!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는 게 노년으로 가는 길목인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