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83

건강한 우리 사회

어제, 두 달에 한 번씩 만나는 친구들을 만나 주 사랑을 마음 깊이 받고, 20여 분 기다리다 집에 갈 택시에 올랐다.멀지 않은 거리, 가벼운 대화가 오갔다.보름 전, 하루 일과가 끝나는 오후 6시 대전 대흥동 거리에서 담배를 물고 다니는 젊은 여성들을 본 소감을 혀를 차며 이야기하니, 두세 살 연하인 듯한 택시 승무원이 이해불가 경험담을 이야기한다.뒤이어 오늘 경험한 이야기에, 아직 우리가 사는 사회는 살만하다고 일치를 본다.이야기 인즉, 점심때쯤 대전 둔산동에서 육십 대 중년 부인이 택시를 세운 뒤 일만 원을 건내며 80대 노할머니를 멀지 않은 모 아파트에 모실것 을 안내받았단다.잠깐 알고 보니 서로 모르는 사이인데, 치매가 있는 할머니를 중년 부인의 사비로 모셔달라는 부탁이었다.그 마음을 알고 택시..

삶의 이야기 2024.06.26

삶이란

얼마 전, 2018년에 제작한 다큐멘터리 '무문관'을 웨이브에서 보았다. 무문관이란 중국 남송 중기 때 무문 혜개 선사가 쓴 무문관이라는 책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본 다큐멘터리 무문관 수행은 전국 사찰의 스님 중 신청하신 열한 분이, 4면이 벽인 한평 반쯤 되는 방과 사 면이 담으로 막혀있는 두 평쯤 되는 뒤뜰 안에서, 방문에 자물쇠를 걸어 잠그고, 각각 1,000일을 벽면만 바라보고 길을 찾기위해 참선한다. 1,000일 동안 바깥세상과 통하는 문은 하루에 한 번 밥그릇을 넣고 빼는 공양구가 유일하고, 의사소통은 그때 말이 아닌 글로 주고받을 뿐이다. 그래서 선방 안에서 스님들의 생활은 알 수 없으나 독방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묵언으로 벽면참선, 즉 눕지 않고 자지 않는 용맹정진한다는 해설이다. 불가..

삶의 이야기 2024.03.05

사람은 누구나 쓰임이 있다.

어느 집에 금이 간 항아리가 있었는데, 그 집주인 여자는 그 항아리를 버리지 않고 물을 긷는 데 사용하고 있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여자는 여전히 금이 간 항아리를 깨지지 않은 다른 항아리와 똑같이 아꼈다. 금이 간 항아리는 미안한 마음에 여자에게 물었다. "금이 간 저를 어찌하여 버리지 않고 계속 아껴주시는 건가요?" 여자는 미소만 지을 뿐 아무런 대답이 없었는데, 어느 날 어김없이 금이 간 항아리로 물을 길어오던 여자가 조용히 말했다. "여기 지나온 길을 한 번 보아라." "아니, 이 깊은 산골 길가에 예쁜 꽃들이 어찌 저렇게 싱싱하게 피어있을까요?" 여자는 빙그레 웃으며 금이 간 항아리에 말했다. "메마른 산길이지만, 너의 깨어진 틈에서 새어 나온 물을 먹고 자란 꽃들이란다."' '보리 까끄라기도..

삶의 이야기 2023.07.21

부부의 날에

부부란 무엇인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평생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사랑하는 동시에 미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부부만이 존재하는 아이러니한 관계다. 오래전 농촌 어르신들이 출연하는 TV 프로그램 중, 낱말 맞히는 코너가 있었다. 노부부에게 주어진 낱말, '천생연분'을 할아버지가 설명을 하면 할머니가 정답을 맞히는 방법이었다. 할아버지가 설명을 시작했다. "임자가 나랑 만나서 자식 낳고 지금까지 살아온 거 있잖아!" 하지만 할머니는 이해할 수가 없었고, 애가 탄 할아버지는 같은 말만 되풀이하는 것이다. 얼마 뒤 할머니가 감을 잡은 듯 입을 주욱 내밀더니 외쳤다. "웬-수-" 할아버지는 답답한 마음에 화가 났지만, 다시 진지하게 설명했다. "이봐, 임자랑 나랑 신랑 색시 되어 살을 맞대..

삶의 이야기 2023.05.21

철不知

♬ 철이 없어 그땐 몰랐어요 ~ ♪ 라디오에서 허스키한 모 가수의 목소리가 울린다. 철이 없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철不知'란 무엇인가? 사리를 헤아릴 줄 아는 힘을 가리키는 ‘철’과 알지 못한다는 뜻의 한자 ‘부지(不知)’가 합쳐진 말이다. ‘철’은 원래 계절의 변화를 가리키는 말로써, 동양권에서는 흔히 지혜를 나타내는 말로 쓰인다. 즉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이 철부지인 것이다. 다시 말하면 '때'를 모른다는 말이다. 바로 나를 두고 하는 말 같다. 나는 내가 봐도 악필의 대명사다. 연필을 잡은 지 수십 년이고, 수백 시간인데 내가 읽기조차 어려운 악필이다. 은행에서 간혹 자필서명이라도 하려면 세상에 없는 문자가 써진다. 그래서 많은 생각 끝에 글씨 교정학원에 ..

삶의 이야기 2023.04.11

마음을 움직이 글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한 의사소통을 하여야 한다. 소통은 본인의 의사를 말과 글 또는 행동으로 전달한다. 태어나면서 울음과 얼굴 표정으로 엄마와 하고, 말을 배우면서 언어로 또 글을 배우면서 문자로 한다. 전달하는 목적은 제각각이지만 동질감을 얻기 위해서 무던히 노력하는 게 우리네 생이다. 그래서 말 한마디에 글 한 줄에 또는 표정 하나에 웃고, 울고 때로는 분개하거나 환희하며 살아간다. 얼마 전 SNS에 올라와 있는 영상 한토막을 보았다. 영국에 있는 카피라이팅 회사에서 제작한 해외광고영상이 우리 시선과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나타내는 교훈적 영상이다. 영국의 평범한 거리에 시각장애인 노숙자 한 명이 종이 박스에 "Im blind. Please help(나는 장님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문구를 써서..

삶의 이야기 2023.02.13

우리의 삶과 노래

얼마 전 설연휴에 모 방송사에서 방영한 송골매 콘서트 '40년만의 비행'을 의미 있게 보았다. 직관은 아니지만 젊은시절 한 때 귀로 듣고 마음으로 품었던 멜로디와 노랫말을 화려한 조명과 사운드에 잠시나마 옛 추억이 소환되었다. 가요, 즉 노래가 언제부터 불리어졌는지 확실하지 않다. 역사 이전부터 원시적인 타악기에 맞추어 별 의미가 없이 소리 지르는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금은 분류도 다양하고 장르도 많아서 노래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중 유행가라고 불리는 대중가요는 통속적이 대중사이에 상업적 공연을 띤 세속적인 노래로 백여 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창가(唱歌)에서 시작한 대중가요 장르는 트로트. 신민요. 스탠더드팝. 록. 포그송. 발라드. 언더그라운드. 댄스뮤직에서 지금은 ..

삶의 이야기 2023.02.13

여자, 아니 엄마의 마음

이제 추운 겨울이다. 국 내외 정치. 경제 또한 추운 겨울이다. 이럴 때 예쁜 말 한마디가 얼마나 기분이 좋아지는 지 실화를 담는다. "여보, 당신이 재영이 유치원에서 데리고 와줘. 난 오늘도 야근할 것 같아, 미안해." 유난히 피곤한 아내의 목소리를 전화로 듣고 남편은 아들을 유치원에서 데리고 왔다. 다른 가정처럼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정이다. 남편은 최근 야근이 늘어 피곤함에 지친 아내를 위해서 오늘도 아들 녀석을 씻기고 저녁 먹이고 유치원 숙제를 차근차근 봐줬다. 겨우 설거지를 끝내고 한숨 돌리려고 TV를 켰는데, 해외토픽에 미인대회가 나왔다. 마침 아내가 퇴근하여 집으로 들어오더니 화려하게 치장된 세계 각국의 미녀들 모습을 보고 있는 부자를 보고서는 어이없다는 ..

삶의 이야기 2022.12.16

제례 문화

​어제 가까운 지인 부친상에 다녀왔다. 장례는 생소한 수목장으로 모셨다. 요즘에는 장례 문화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제례 문화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고 있다. 제례, 즉 제사 문화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히는 모른다. 하지만 조상숭배 이념에서 시작되었으니 태초부터 시작하여 방법이나 형식이 시대마다 변했고, 근래의 제사 문화는 갑오경장(1894) 이후로 보고 있다. 제사에 관련한 일화 한토막이다. 조선시대 청백리로 손꼽는 황희(1363~1452) 정승이 관직을 그만두고 낙향했을 때, 어느 날 황희 정승에게 동네 사람이 찾아왔다. "정승 어른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게 있어서 왔습니다." "그래 무언가? 말해보게." "오늘이 아버님 기일이라 제사를 지내야 하는데, 아들 녀석이 몹시 아파서 안사람이 ..

삶의 이야기 2022.12.14

가족애(家族愛)

오래전 파산 직전인 크라이슬러 자동차 회사를 기적적으로 재건시킨 리 아이아코카(Lee Iacocca)(1924~2019)는 자서전을 통해 '가족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21세에 포드 자동차 회사에 입사해 젊음과 열정을 바쳤고, 포드의 명차 '머스탱'을 개발해 회사에 엄청난 흑자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그가 54세가 되던 해, 회장직에서 창고 건물 한 귀퉁이로 옮겨지는 수치를 당하며 정리 해고됐다. 배신감과 증오에 몸을 떨며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는 동안 그의 가족들도 함께 그 고통을 느꼈지만 아내 '메리'는 오히려 더 가정에 집중했다고 한다. 가족들의 마음이 전달됐는지 그는 재기의 기회로 파산 직전의 크라이슬러사를 인수했다.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뒤 수많은 시련에 시달렸지만, 결국 5년 만에 ..

삶의 이야기 2022.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