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83

노력의 가치

미술계에 갓 등단한 젊은 화가가 있었다. 그는 실력 있는 화가였지만, 자신의 그림이 잘 팔리지 않자 하루는 스승을 찾아가 고민을 토로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습니까? 저는 3일 동안 하나의 작품을 완성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팔리기까지 3년은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자 스승은 제자의 어깨를 두드리며 미소 지었다. "앞으로는 한 폭의 그림을 2, 3년에 걸쳐 정성껏 그려 보게나. 그러면 그 그림은 2, 3일 안에 팔릴 수 있을 걸세." 그렇다, 내가 알아차리기도 전에 다른 사람들이 먼저 노력의 가치를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 간혹 노력 없이 얻는 대가가 있는데 이것을 '행운'이라 부른다. 우리가 살면서 행운은 분명히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행운을 머릿속으로 쫓는다. 그러나 행운으로 얻..

삶의 이야기 2021.08.06

지금은 휴식할 시간

어느 마을에 성실하기로 소문난 두 나무꾼이 장작을 패러 산에 함께 갔다. 두 사람은 똑같은 도끼를 가지고 반나절 동안 나무를 베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서로 쌓인 장작의 짐이 달랐다. 이렇게 차이가 나게 된 이유는 바로 두 사람의 일하는 방법의 차이였다. 한 나무꾼은 쉬지도 않고 계속 나무를 베었고, 나머지 나무꾼은 1시간 나무를 벤 후 10분 쉬기를 거듭했다. 그런데 나중에 결과를 보니 쉬지 않고 일한 나무꾼보다 10분씩 쉬며 일한 나무꾼이 더 많은 나무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다. 이를 보고 쉬지 않고 일했던 나무꾼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쉬지도 않고 일한 나보다 어떻게 더 많은 나무를 벨 수 있었지?" "간단하네, 나는 10분 쉬는 동안 도끼날을 갈았다네." 단편적으로 중요한 일이 있거나 혹은 일정이..

삶의 이야기 2021.07.06

배려, 짐을 나누어 지는 것

장편소설 '대지'로 1933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미국 여류 소설가 '펄 벅' 여사가 1960년에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했을 때 일화 한 도막이다. 펄 벅 일행과 함께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경주 시골길을 지나고 있었다. 한 농부가 소달구지를 끌고 가고 있었다. 달구지에는 가벼운 짚단이 조금 실려 있었고, 농부는 자기 지게에 따로 짚단을 지고 걸어갔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이상하게 볼 광경이었다. 힘들게 지게에 짐을 따로 지고 갈 게 아니라, 달구지에 짐을 싣고 농부도 타고 가면 아주 편할 텐데... 통역을 통해 그녀는 농부에게 물었다. "왜 소달구지에 짐을 싣지 않고 힘들게 갑니까?" 그러자 농부가 대답했다. "에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저도 일을 했지만, 소도 하루 힘들게 일했으니 짐도 나누어..

삶의 이야기 2021.05.29

황금보다 더 소중한 지금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탐험대가 유적을 조사하다가 인적 드문 산속에 위치한 곳에서 토굴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토굴에서 탐험대가 발견한 것은 끝도 없이 쌓여있는 황금과 두 사람의 유골이었다. 탐험대장은 이 사람들이 왜 황금을 쓰지도 않고 모으기만 하다 죽었는지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서 조사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추론했다. 황금을 캐기 위해 온 두 사람은 오래된 토굴에서 금을 발견했고, 한동안 금을 캐며 토굴에서 생활했다. 그러나 그들은 오로지 금을 모으는 데만 정신이 팔렸고 앞으로 먹을 식량도, 다가오는 겨울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정도면 됐다'라고 생각할 때는 이미 겨울의 한 복판에 와 있었고, 식량도 모두 떨어진 채 땔감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눈보라가 몰아..

삶의 이야기 2021.05.17

언어는 습관이고 문화다.

유행어는 그 시대에 만들어진 언어다. 속담 또한 시대적 배경에서 녹여낸 언어이고 문화다. 요즈음 TV 매체를 시청하다 보면 젊은 층에서 '1도 없다.' '1도 모른다.'라는 말을 가끔 듣는다. '1도 모른다.'라는 말의 배경을 살펴보면, 2014년 mbc 방송 진짜 사나이 프로에서 홍콩계 캐나다 2세 헨리(Henry 1989~)가 듣고 답하는 과정에서 백보드에 적은 문자가 '모라고 했는지 1도 몰으갰습니다'에서 기인한다. '1도'와 '하나도'는 완전 다르다. '1도'는 숫자의 개념이고 '하나도'는 '전혀', '조금도'의 뜻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1'은 한자어이고 '하나'는 고유어이다. 그런가 하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같아요." 하고 말꼬리를 맺는 대화를 듣는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본인의 느낌을 "..

삶의 이야기 2021.02.16

자연에서 배우는 기다림

대한 절기가 지난 포근한 일요일, 어리바리한 농부가 지난가을에 심어 놓은 마늘 이랑에 쪼그려 앉아 새순이 빨리 나오기를 재촉하며 성급하게 파 보았다. 아직 한기가 남아있는 흙 속에서 쪽마늘이 작은 뿌리를 내리고 새순이 돋으며 내게 '조금 더 기다리라'고 속삭이는 듯했다. 자연은 가을 다음 바로 봄을 맞게 하지 않는다. 또 뿌리에서 바로 꽃을 피우지 않지만, 가을에는 어김없이 열매를 거두게 한다. 오직 사람만이 기다림을 참지 못한다. 어리보기한 나처럼, 컴퓨터를 켜는 순간 실행이 되기를 원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기다림을 못하고 버튼을 누른다. 하지만 어린 시절 기다림은 설렘이 있었다. 5일장에서 검정 고무신 사 오신다는 엄마를 기다리는 설렘도 있었고, 도회지에 있는 친척 집에 갈 수 있는 ..

삶의 이야기 2021.02.04

한글은 총 몇 글자 일까?

한국어, 한글의 우수성은 익히 알고 있다. 여러 가지 우수성 중에 5가지를 고른다면, 첫째, 한글은 탄생 기록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문자이다. 둘째, 한글은 제작 원리가 매우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문자이다. 셋째, 한글은 문자의 활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음소 문자이다. 넷째, 한글의 모음은 언제나 일정한 소리를 가지고 있다. 다섯째, 한글은 전산화에 가장 적합한 글자이다. 무엇보다 영어권에서 만든 컴퓨터나 휴대전화에 한국어(한글) 입력은 중국어(한문)나 일본어(히라가나)보다 탁월하다. 그러면 완성형 한글은 '가'에서 '힣'까지 총 몇 자(字)일까? 통념적으로 천자문(千字文)이라고 말하는 한문은 8만 자가 넘는다는 이론뿐 정확히 총 몇 자인지 알 수 없다. 한글은 가능하다. 알 수 있는 것은 한글의 제작 ..

삶의 이야기 2021.01.12

배려

한 나그네가 오솔길을 걷는데 작은 개울을 만났다. 그 개울에는 돌을 띄엄띄엄 놓인 징검다리가 있었다. 나그네는 조심조심 돌다리를 디디며 넘는데, 그만 세 번째 돌이 무너지며 물에 빠지고 말았다. "아~ 이 재수 없어! 누가 이렇게 엉성하게 돌다리를 놓은 거야." 하며 개울 물을 헤쳐 나와 가던 길을 갔다. 또 다른 나그네도 징검다리를 넘다가 빠졌다. "어차피 내 실수로 빠졌으니, 뒤에 오는 사람들은 빠져서는 안 되는데." 하며 무너진 돌을 견고하게 고쳐 놓고 갔다. 지어낸 말이지만 두 나그네의 차이는 무엇일까? 힘의 차이도 아니고, 돈이나 시간의 차이도 아니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배려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그러면 배려는 또 무엇일까? 배려(配 짝배, 慮 생각할려)의 한자 풀이는 '짝처럼 마음으로 다른..

삶의 이야기 2020.12.22

세계 4대 성인(聖人)이 전하는 말

성인(聖人)이란 덕과 지혜가 뛰어나고 사리에 정통하여, 모든 사람이 길이 우러러 받들고, 모든 사람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 또는 순교자나 거룩한 신앙생활을 하다가 죽은 사람 가운데, 그 덕행이 뛰어나 공경을 받을 만한 사람이다. 이 시대에 성인을 논할 수는 없지만, 머릿속 생각을 정리한다. 인류에 끼친 막대한 영향 때문에 세계 4대 성인으로 공자(BC 479~552)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노나라, 석가모니(BC 563경~BC483경)는 고대 인도, 예수(BC4경~AD30)는 고대 이스라엘의 베들레헴, 소크라테스(BC 470~BC 399)는 고대 아테네에서 탄생했다. 공자는 참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는 길, 즉, 군자가 되는 길을 설파해 동양의 정신문화 바탕이 되었고. 소크라테스는 논리적 사고를 통해 진리..

삶의 이야기 2020.10.21

무심코 부르는 별칭

무심코 부르는 별칭 《가정에 충실한 남편이 아내의 생일날 케이크를 사 들고 퇴근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한쪽 발을 쓸 수가 없었다. 아내는 발을 절고 있는 무능한 남편이 싫어졌다. 그녀는 남편을 무시하며 ‘절뚝이’라고 불렀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이 모두 그녀를 ‘절뚝이 부인’이라고 불렀다. 그녀는 자기를 절뚝이 부인이라고 부르는 동네 사람이 창피해서 더 그 마을에 살 수가 없었다. 부부는 모든 것을 정리한 후, 다른 낯선 마을로 이사를 했다. 마침내 아내는 자신을 그토록 사랑했던 남편을 무시한 것이 얼마나 잘못이었는지 크게 뉘우쳤다. 그녀는 그곳에서 남편을 ‘박사님’이라 불렀다. 그러자, 마을 사람 모두가 그녀를 ‘박사 부인’이라고 불러 주었다.》 "뿌린 대로 거둔다." ..

삶의 이야기 2020.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