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아버지의 길

아름드리 블로그 2019. 4. 10. 12:29

 

 - 따뜻한 하루에서 옮긴  글 - 

 

어느덧 50 중반을 훌쩍 넘긴 저는

오래전 아내와 사별하고 재혼을 생각해 보기도 했지만

어찌하다 보니 혼자서 아들을 키우며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엄마 없이 자란 아들이 가끔 저를 엄마처럼

의지할 땐 누구보다 가슴이 아팠지만,

어린 아들이 어디 가서 편부가정이라는

티가 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아들이 사춘기가 되니 자연스럽게 서먹해졌고

저도 이제 아들이 다 컸다고 생각하니깐

조금씩 소홀해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아들이 입대하는 날 마중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군대 간 아들로부터 편지가 왔습니다.

편지는 제목은 '사랑하는 엄마에게'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엄마에게

 

당신의 손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누구보다 깨끗하게 저의 옷을 빨아

주시던 엄마의 손입니다.

 

그 손으로 만든 음식으로 다른 이들보다

몇 배는 더 저를 건강하고 배부르게

해 주셨습니다.

 

제가 아플 때마다 늘 제 손을

꼭 잡아주시던 당신의 따뜻한

손이 좋습니다.

 

남들은 엄마 아빠가 따로 있지만

저에게는 듬직한 아빠이자 엄마인 당신에게

언제나 말하고 싶었습니다.

엄마! 저에게 당신은 아빠지만,

당신은 저에게 따스함과 사랑으로

돌봐주신 소중한 엄마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빠이자 엄마인

당신을 사랑합니다.

 

아들 둘을 두고있는 내가 읽어도 이리 먹먹한데.

아들의 편지를 읽는 아버지의 마음은 어땠을까?

가히 가름하기 어렵다.

 

아버지가 되기는 쉽다.

그러나 아버지답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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