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나이 예순 하나 쯤에 (2)
[부부의 날에]
5월 21일,
부부의 날은
가정의 달에 둘이 하나가 된다는 의미가 담긴
국가 기념일이다.
한 민간단체가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자는 뜻으로 청원하여,
2007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제정되었다고 한다.
부부의 날은 다른 기념일에 비해 역사도 짧고
사회적 이슈도 미미하다.
하지만 국가나 사회 구성원은 물론 가정에서도
부부보다 더 소중한 인간관계는 없을 것 같다.
작가 최명희 님이 쓴 혼불 본문에 의하면,
"부부(夫婦)라 함은 전생(前生)과 금생(今生),
그리고 내생(來生)에까지 이어진 인연이 지극하여
끊어질 수 없는 사이를 삼생연분(三生緣分)인 즉, 부부라."
쓰여있다.
또,
"내외간의 정이란 것이
열 살 줄에는 몰라서 살고,
스물 줄에는 좋아서 살고,
서른 줄에는 정신없이 살고,
마흔 줄에는 못 버려 살고,
쉬흔 줄에는 서로 가여워 살고,
예순 줄에는 등 긁어 줄 사람이 필요해 산다."
라는 글귀가 있다.
소설의 한 대목이라 현시대와 소설속 시대적 배경은 사뭇 다르다.
어찌, 부부 사이가 소중하다 한들
순풍에 돛단배 가듯 순항(順航)만 하겠는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나고 자란 두 사람이,
가정이라는 한 울타리에서 가장 밀접 하게 하나로 만들려면
얼마나 많은 이해 충돌이 생기겠는가?
나 또한 아내와 34년 동안 살면서 우여곡절이 수없이 많았다.
이쁘고 사랑스러울 때도 많았지만 밉고 책망한 나날도 많았다.
내 나이 예순 하나에 돌이켜 보면 사랑과 미움이 무엇하랴!
남은 생애(生涯)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는 것이 가시버시인 것을....
2019. 5. 21
아름드리 경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