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간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
전쟁이나 화재 등으로 소실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실록의 사고는 궁궐의 춘추관 외에
충주시, 성주군, 전주시에 설치된
전국 4곳의 사고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습기와 해충 방지를 위해 실록을 약제와 함께
기름종이와 붉은 보자기로 감싸고,
실록을 담은 상자를 다시 기름종이와
붉은 보자기로 봉인하는 것도 모자라
3년마다 한 번씩 햇볕을 쬐어주는 포쇄작업도
거르지 않았습니다.
(왕이) 친히 활과 화살을 가지고 말을 달려 노루를 쏘다가
말이 거꾸러져 떨어졌으나 상하지는 않았다.
좌우를 돌아보며 말하기를 '사관이 알게 하지 마라' 하였다.
『조선왕조실록』 태종 4년(1404년) 2월 8일
왕이 사냥하던 중 낙마한 것이 부끄러워
기록하는 사관이 모르게 하라고 지시했는데
조선왕조실록은 그 말까지 기록에
남겨두고 있습니다.
그 어떤 권력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사실과 진실을
오롯하게 기록하고, 왜란과 호란에도 시기에도
꿋꿋하게 지켜온 우리의 명예입니다.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16건의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은 가진 나라입니다.
그 넓은 대륙의 역사를 가진 중국도
문화대혁명으로 상당수의 기록자료가 사라져
현재 10건만 등재되어 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부끄러운 모습마저도 외면하지 않고,
역사를 충실히 바라보며 미래를
생각하는 기록의 나라.
과거 우리가 가진 이 명예로운 자세가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