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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토끼몰이하던 12월

내 고향 느러리 마을은 높은 산이나 넓은 들, 깊은 내(川)가 없는 평범한 농촌 마을이다. 하지만, 봄에는 너른 청룡 밭 창공에 종다리 노랫소리 들리고, 여름에는 분둣골에서 자라는 참외. 수박 맛을 음미하며, 가을에는 동안들에 누렇게 익어가는 볏 잎 빛을 바라보고, 겨울에는 길고 긴 동둑길에 차거운 눈보라 피부에 스치는 사계절 멋이 어우러진 마을이 느러리 마을이다. 그 느러리 마을에서 남쪽으로 작은 동네가 새뜸이고, 그 새뜸이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십여 채가 옹기종기 모여사는 새뜸마을 남서방향 정면으로 600m 남짓한 곳에, 높이가 150m쯤 되는 산이 있고, 그 앞으로 십여 채 마을 호박골 있었다. 내 얼굴은 내가 못 보듯이 눈을 뜨면 우리 마을보다 호박골 뒷산이 보이고, 그 아래 아침저녁으로 ..

故鄕이야기 2018.12.26

사슴벌레 잡던 칠월

[사슴벌레 잡던 칠월] 칠월, 삼라만상이 제일 왕성하게 생육하는 시기가 7월이다. 동, 식물은 물론 우주 기운도 7월이 세지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도 7월에 가장 활발하다. 대전 근교 만인산 휴양림, 모처럼 아내와 참나무 숲 울창한 밴취에 앉아 사색을 즐기는데, 참나무 둥지를 오르다 제 힘에 못 이겨 나뒹구는 쇠똥구리를 보니, 파노라마처럼 옛 생각이 스친다. 내 고향 느러리 마을 뒤 야트마한 산이 있고, 그 산에는 참나무가 많았다. 참나무 높이는 가늠할 수 없고, 둘레는 한아름이 넘었다. 참나무 윗 가지는 생장점을 찾아 하늘로 오르고, 아래 굵은 둥지는 양분을 찾아 땅속 깊이 뿌리를 내려 토양과 동식물, 특히 곤충의 보금자리를 만들었다. 그 많은 곤충 중에는 큰 턱이 사슴뿔처럼 생긴 사슴벌레가 있었..

故鄕이야기 2018.07.02

굴곡진 인생 길

두 사람이 같은 목적지를 향해서 노력했습니다. 한 사람은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평탄한 삶으로 목적지에 도착했으며 또 한 사람은 때로는 힘들고 험난한 삶을 통해서 결국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누구나 평탄하고 역경과 고난 없는 인생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평탄한 길보다 굴곡지고 험한 길이 더 빠르게 목적지로 도착할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인생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인생의 길에서 억척스럽게 기어오르다가도 시원하게 굴러서 내려오는 법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 오늘의 명언 길을 걷다가 돌이 나타나면 약자는 그것을 걸림돌이라고 말하고 강자는 그것을 디딤돌이라고 말한다. – 토마스 칼라일 –

삶의 이야기 2018.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