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20대 대통령선거가 한 달여 남았다. 대통령 임기가 5년이라고 하지만, 그 어느 때 보다 국내외 정세가 혼란스러워 이번 대통령은 50년 이상 우리나라 운명이 걸린 선거에 직면해 있다. 아직 선거 후보 등록 전이지만 예비 후보들의 행보를 보면 암울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선거를 안 할 수도 없다. 그럼 어떤 기준으로 선택을 하여야 할까?
오늘 같은 시점에 대통령 후보를 바로 보는 안내 책자 한 권을 이야기한다.
로버트 윌슨이 엮은 ‘결국에는 품성’(Character Above All·1996)이다. 캐릭터(character)란 품성, 인격, 개성 등을 의미한다. 이 책에서 전문가 10명이 각각 프랭클린 루스벨트부터 조지 부시까지 미국 대통령 10명의 품성을 분석한다. 그들의 결론은 대통령의 업적이 ‘결국에는 품성’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우리말로는 ‘국민을 살리는 대통령, 죽이는 대통령’(1997)으로 소개되었다.
대통령은 아무나 될 수 없다. 실패한 대통령들도 탁월한 인물들이다. 그들 역시 비범한 품성 요소들을 가졌다. 하지만 그것들이 내적으로 안정이나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실패한 대통령이 되었다. 특히 지나치게 개인적인 욕망에 집착하거나, 권력 만능에 빠져 권력 남용을 불사하거나, 현실을 외면하고 지나친 이상 추구에 매달렸다. 그들은 여유와 유머 감각도 부족한 가운데 스스로 자꾸 구석으로 몰아넣으며 위기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대통령은 굳이 똑똑할 필요가 없다. 트루먼 대통령은 똑똑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서유럽을 스탈린으로부터 구하는 데 공헌했다. 대통령은 영리할 필요도 없다. 영리한 사람은 구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품성은 빌릴 수 없다. 대통령의 용기, 품위, 강력한 도덕성… 이런 것들은 원래부터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저자들의 일치된 결론이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정서나 문화가 사뭇 다르다. 하지만 민주주의 종주국 미국의 사례를 무시할 수는 없다.
대통령중심제에서 대통령이 되기위해서 품성이 절대적이거나 완전 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 조건임에는 틀림없다. 품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떤 화려한 정책이나 비전도 신뢰를 잃게 된다. 신뢰를 잃으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따라서 표면의 거품을 걷어내고 후보들의 품성, 즉 인간적 됨됨이를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그것이 현명한 선택의 요체다.
2022.2.7
아름드리 경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