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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 글

우리는 삶을 살아가는 한 의사소통을 하여야 한다. 소통은 본인의 의사를 말과 글 또는 행동으로 전달한다. 태어나면서 울음과 얼굴 표정으로 엄마와 하고, 말을 배우면서 언어로 또 글을 배우면서 문자로 한다. 전달하는 목적은 제각각이지만 동질감을 얻기 위해서 무던히 노력하는 게 우리네 생이다. 그래서 말 한마디에 글 한 줄에 또는 표정 하나에 웃고, 울고 때로는 분개하거나 환희하며 살아간다. 얼마 전 SNS에 올라와 있는 영상 한토막을 보았다. 영국에 있는 카피라이팅 회사에서 제작한 해외광고영상이 우리 시선과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나타내는 교훈적 영상이다. 영국의 평범한 거리에 시각장애인 노숙자 한 명이 종이 박스에 "Im blind. Please help(나는 장님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문구를 써서..

삶의 이야기 2023.02.13

우리의 삶과 노래

얼마 전 설연휴에 모 방송사에서 방영한 송골매 콘서트 '40년만의 비행'을 의미 있게 보았다. 직관은 아니지만 젊은시절 한 때 귀로 듣고 마음으로 품었던 멜로디와 노랫말을 화려한 조명과 사운드에 잠시나마 옛 추억이 소환되었다. 가요, 즉 노래가 언제부터 불리어졌는지 확실하지 않다. 역사 이전부터 원시적인 타악기에 맞추어 별 의미가 없이 소리 지르는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지금은 분류도 다양하고 장르도 많아서 노래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중 유행가라고 불리는 대중가요는 통속적이 대중사이에 상업적 공연을 띤 세속적인 노래로 백여 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창가(唱歌)에서 시작한 대중가요 장르는 트로트. 신민요. 스탠더드팝. 록. 포그송. 발라드. 언더그라운드. 댄스뮤직에서 지금은 ..

삶의 이야기 2023.02.13

여자, 아니 엄마의 마음

이제 추운 겨울이다. 국 내외 정치. 경제 또한 추운 겨울이다. 이럴 때 예쁜 말 한마디가 얼마나 기분이 좋아지는 지 실화를 담는다. "여보, 당신이 재영이 유치원에서 데리고 와줘. 난 오늘도 야근할 것 같아, 미안해." 유난히 피곤한 아내의 목소리를 전화로 듣고 남편은 아들을 유치원에서 데리고 왔다. 다른 가정처럼 좀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정이다. 남편은 최근 야근이 늘어 피곤함에 지친 아내를 위해서 오늘도 아들 녀석을 씻기고 저녁 먹이고 유치원 숙제를 차근차근 봐줬다. 겨우 설거지를 끝내고 한숨 돌리려고 TV를 켰는데, 해외토픽에 미인대회가 나왔다. 마침 아내가 퇴근하여 집으로 들어오더니 화려하게 치장된 세계 각국의 미녀들 모습을 보고 있는 부자를 보고서는 어이없다는 ..

삶의 이야기 2022.12.16

제례 문화

​어제 가까운 지인 부친상에 다녀왔다. 장례는 생소한 수목장으로 모셨다. 요즘에는 장례 문화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제례 문화 또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바뀌고 있다. 제례, 즉 제사 문화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히는 모른다. 하지만 조상숭배 이념에서 시작되었으니 태초부터 시작하여 방법이나 형식이 시대마다 변했고, 근래의 제사 문화는 갑오경장(1894) 이후로 보고 있다. 제사에 관련한 일화 한토막이다. 조선시대 청백리로 손꼽는 황희(1363~1452) 정승이 관직을 그만두고 낙향했을 때, 어느 날 황희 정승에게 동네 사람이 찾아왔다. "정승 어른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게 있어서 왔습니다." "그래 무언가? 말해보게." "오늘이 아버님 기일이라 제사를 지내야 하는데, 아들 녀석이 몹시 아파서 안사람이 ..

삶의 이야기 2022.12.14

낙엽

아침 산책길, 그다지 높지 않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매일같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오르락내리락하는 옆으로, 수북히 쌓인 낙엽을 보니 불현듯 옛생각에 졌는다. 나뭇잎은 이른 봄부터 피어나 한여름에 햇빛을 바라보며 나무 성장을 돕고, 긴 장마와 태풍을 견뎌 가을에는 열매를 여물게 한다. 모진 나뭇잎도 요즘같은 계절에는 모든 욕심 다 버리고 땅 위에 떨군다. 지금과 달리 농촌에서는 취사나 난방용으로 땔감을 농산 부산물이나 낙엽. 화목을 주로 썼다. 그중 낙엽은 불쏘시개로 없어서는 안 될 땔감으로 사용했다. 청소년 시기가 막 지난 시절, 마을 뒤 민둥산에는 숲도 없거니와 그나마 있는 나무 밑에는 갈퀴 자국만 있을 뿐 땔감용 낙엽 구하기가 어려웠다. 하는 수 없이 몸에 베지 않은 지게를 지고 땔감을 찾아 마을 앞 먼..

故鄕이야기 2022.12.03

내 얼굴

누구나 아침이면 늘 하는 세수.나 또한 밤송이처럼 자란 수염까지 깍고, 수건으로 이마부터 물기를 닦아 내릴 때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은 싱그럽다.그렇다고 내가 청춘도 아니고, 미남으 더더욱 아니다. 나는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내 얼굴이 잘 생겼다거나,아니면 멋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하물며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이쁘다 던데,나를 낳아 길러주신 어머니에게도 듣지 못했다.그래서 평소 거울보기 달갑지 않고 사진 찍기를 꺼려한다. 그러나 오늘은 다르다.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知天命)이 지난 지 오래되었고,뜯는 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이순(耳順)의 나이도 지났건만,오늘따라 경망스럽게 금방 찬물로 세수한 스믈 한 살 청신한 얼굴 같다.아니, 설렘 가득한 소년 같다. 내 고향 느러리 마을에 열네 명의 친구들..

故鄕이야기 2022.09.30

가족애(家族愛)

오래전 파산 직전인 크라이슬러 자동차 회사를 기적적으로 재건시킨 리 아이아코카(Lee Iacocca)(1924~2019)는 자서전을 통해 '가족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21세에 포드 자동차 회사에 입사해 젊음과 열정을 바쳤고, 포드의 명차 '머스탱'을 개발해 회사에 엄청난 흑자를 안겨주었다. 그러나 그가 54세가 되던 해, 회장직에서 창고 건물 한 귀퉁이로 옮겨지는 수치를 당하며 정리 해고됐다. 배신감과 증오에 몸을 떨며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는 동안 그의 가족들도 함께 그 고통을 느꼈지만 아내 '메리'는 오히려 더 가정에 집중했다고 한다. 가족들의 마음이 전달됐는지 그는 재기의 기회로 파산 직전의 크라이슬러사를 인수했다. 크라이슬러를 인수한 뒤 수많은 시련에 시달렸지만, 결국 5년 만에 ..

삶의 이야기 2022.09.05

날궂이 하던 날

여름 비인지 가을 비인지 모를 비가 하루 종일 오락가락하고 있다. 어린 시절 오늘 같은 날, 날궂이 하기 딱 좋은 날이다. 비가 그치는 틈을 타서 얼개미(얼기미), 소쿠리와 주전자를 하나씩 들고 벼이삭이 막 패기 시작하는 논, 물꼬로 달려갔다. 윗 논에서 내려오는 흙탕물로 인해서 인기척을 모를 때, 수풀 쪽에 얼개미를 대고 반대쪽에서 발장구를 치며 몰아가서 얼개미를 빠르게 들어 올리면, 빗물에 좋아라 하던 송사리 미꾸라지 붕어 등이 잡히곤 했다. 물꼬를 서너 군대 찾아다니며 고기잡이에 빠지다 보면 주전자에 물 반 고기 반이 차 있었고, 걷어 올린 잠방이나 까무잡잡한 런닝구가 흙탕물과 빗물에 졌은 것은 그때서야 알았다. 우비나 우산이 변변히 없던 시절. 오늘 같은 비를 맞으며 물고기 잡이를 하고 난 후에 ..

故鄕이야기 2022.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