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 춰!"
"아이 춰!"
"아~ 쉬원타!"
조그만 농장에 장마 때 무성하게 자란 풀을 한바탕 베고 나니 온몸이 땀범벅이다.
이내, 아내는 등목을 해주겠다고 자청한다.
웃통을 벗고 지하 30m에서 올라오는 물줄기에 등을 맡기니 소스라칠 정도로 물이 차갑다.
얼얼한 등줄기를 타올로 닦으니 옛 생각이 밀려온다.
초등학교 시절 이만 때,
어머니는 점심 준비를 해 놓고, 들녘에서 오신 아버지께 등목을 권유하신다.
마을 공동 우물에서 두레박으로 퍼 올린 물을 더위에 지치신 아버지 등에 연신 뿌리신다.
아버지는 "아이 차! 아이 차! 그만 그만" 하시면서도 등을 대주신다.
서너 두레박을 비우신 뒤, 삼베 수건으로 물기를 닦으실 때는 "어~ 시원하다." 하신다.
요즘은 샤워 시설이나 더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져서 굳이 등목 할 기회가 사라졌다.
하지만 어린 시절 남자들은 더위를 한 순간에 날려버릴 수 있는 피서는 등목이 최고였다.
오늘 내 기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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