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나이 예순 하나 쯤에 (6)
[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
장맛비 내리는 토요일.
이른 봄,
텃밭에 감자 몇 알 심어놓은 한 이랑 후벼온 감자에
애호박 하나 따다 채 썰어 부친 감자전에 주(酒) 사랑을 듬뿍 받고,
뒷정리하는 아내의 부름에 수박만 한 음식물 잔반통(殘飯桶)을 들고,
도둑고양이처럼 주위를 살피며 아파트 한쪽에 있는 음식물 수거 으로 갔다.
아뿔싸!
수거통 앞에서 아래층에 사는 5~6년 연배의
초등학교 정년 퇴임한 선생을 만났다.
머쓱한 나에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오셨네요."
하며 인사를 건넨다.
"아! ~ 예, 선생님도..."
맞다,
세상 나이 예순한 살을 먼저 넘긴 선생님의 말씀이 명언이다.
네일, 내일이 어디 있으랴!
서로 배려하며 살아가는 게
노년으로 가는 길목인 것을...
2019. 6. 29
아름드리 경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