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鄕이야기

충남 대덕군 탄동면 덕진리(덕진동)

아름드리 블로그 2018. 1. 16. 18:02

덕진리(德津里)

 

  덕진리는 금병산 동쪽 능선에서 동남쪽으로 내려오는 산줄기와 남동쪽으로 내려오는 산줄기 중앙에 넓은 분지에 마을이 조성되어 들보다는 산이 많은 지역이다. 마을 남쪽에 적오산(赤烏山)이 드리워져 백제 때는 소비포현(所比浦縣) 고을이었고, 신라 때는 적오현(赤烏縣)의 고을이었으며 고려 때는 덕진현(德津縣)의 고을이었던 것으로 보아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가 깃든 마을이다. 또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誌)나 신보동국여지승람(新補東國與地勝覽). 여지도서(輿地圖書) 등에는 수많은 세거성씨(世居姓氏)가 기록돼 있으나 지금은 만성(亡姓)이 되었고, 37호의 경주김씨(慶州金氏) 집성 마을이었다.

  1979년 덕진리의 총 가호 수는 92호에 인구는 467명이었다.

[마을]

* 덕진 - 향교골 동북쪽에 있는 마을로 고려 때 덕진현이 있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 향교골 - 덕진마을 서남쪽에 향교가 있던 마을이라 향교동, 향교골이라고 불러오는 마을이다.

[산]

* 적오산 - 덕진리와 내동에 걸쳐 있는 산으로 덕진산성(德津山城), 성치(城峙), 성재라고도 부르는 산이다. 산 높이는 255m로 산 위에 돌로 쌓은 산성이 있다.

* 송곳봉 - 덕진마을 북쪽에 있는 우텃골 뒤에 산봉우리가 송곳같이 뾰족하다 하여 부르는 산이다.

* 태봉산(胎峯山) - 서북쪽 구룡리 경계에 옛날 어느 임금의 태를 묻었던 산이라 태봉산 또는 태봉이라고 부르는 산이다.

[고개]

* 증골고개 - 덕진리 북서쪽에서 북쪽 구룡리로 넘어 다니는 높은 고개로 덕진고개라고도 한다.

* 용바위고개 - 마을에서 서쪽으로 넘어서 대곡고개로 이어지는 고개로 용이 승천하였다고 부르는 고개다.

* 동산고개 - 동쪽 송강으로 넘어 다니는 고개가 있는데 동쪽의 산을 넘어 다닌다 해서 동산고개라고 부른다.

* 서낭댕이고개 - 서남쪽으로 내동을 거쳐 추목으로 넘어 다니는 고개에 서낭당이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골짜기]

* 우텃골 - 덕진마을 북쪽에 위에 있는 골짜기라 우텃골이라고 부른다.

* 중등골 - 증골고개 아래에 있는 골짜기로 증골고개 가운데쯤에 있는 골짜기라 중등골이라고 부른다 한다.

* 샴골 - 우텃골 서북쪽 골짜기에 약수로 통하는 샘이 있어서 샘골이라고 부르다가 샴골로 부르는 골짜기이다.

* 감장골 - 우텃골 뒤쪽으로 감장골이라고 부르는 골짜기가 있다. 나무가 우거져서 옛날에는 쉽게 드나들기가 어려운 골짜기였다고 한다.

* 탑골 - 태봉재 밑 골짜기로 옛날에 탑이 서 있어서 탑골, 탑곡이라고 불렀다. 6.25사변 전에는 탑을 비롯하여 돌등대, 돌구유 등이 있었다고 한다.

* 큰점박골 - 송곳봉 아래쪽에 큰점박골이라고 부르는 골짜기이다.

* 진고랑 - 마을 서북쪽에 골짜기가 길다고 해서 긴고랑이라고 부르다가 변하여 진고랑이라고 부르는 골짜기이다.

* 목골 - 불뭇골들 위쪽에 골짜기를 목골이라고 부르고 옛날에는 나무가 무성했던 골짜기라 한다.

* 산골 - 우텃골 남쪽에 있는 골짜기로 옛날에는 삼밭이 많았던 골짜기라 삼골로 부르다가 변하여 산골이라고 부르는 골짜기이다.

* 산제당골 - 덕진리 뒤쪽에 산신제를 지내는 산제당이 있는 골짜기라 산제당골이라고 부른다.

[하천]

* 덕진천 - 북쪽 금병산에서 발원하여 동남쪽으로 흘러와서 덕진소류지(德津沼溜地)를 조성하고 덕진마을 동쪽을 돌아 독선배기. 불못골. 방차논께들을 차례로 기름지게 만들고, 동남쪽으로 흘러 관평리 동아울에서 물굽이를 동북쪽으로 꺾어 넓은 관평들을 적시고 갑천으로 들어가는 냇물로 동화천(東花川), 관평천(官坪川)이라고도 부른다. 냇물의 길이는 4.9km이다.

[들]

* 독선배기 - 덕진마을 입구에 서 있는 선돌이 있는 부근의 들을 독선배기라고 부른다. 홀로 선돌이 서 있다 해서 독선배기라고 부른다.

* 불못골 - 독선배기 아래쪽에 있는 들에 불못간이 있었다고 전해 옴으로 불못골이라고 부른다.

* 방차논께 - 독선배기 아래 냇가 부근에 있는 들을 방차논께라고 부른다. 냇가에 방차가 있었다 해서 부르게 되었다.

[기타]

* 대추바위 - 향교골 남쪽으로 흐르는 개울에 대추바위라고 부르는 바위가 있다. 전해오는 구전에 의하면 옛날 장수가 이곳 냇물을 뛰어넘으려다가 바위에서 미끄러져서 지팡이로 디딘 자욱이 있는 바위이다. 그 지팡이가 대추나무였는데 이곳이 꽂혀서 옛날에는 그 지팡이가 살아서 대추가 열린 바위라 하여 대추바위라고 부른다.

* 선돌 - 마을 입구에 마을 사람을 위하는 한길 가량의 큰 바위가 서 있는데 이 바위를 선돌 또는 입석(立石)이라고 부른다.

* 장승배기 - 마을 앞에 있는 길을 장승배기라고 부른다. 길에 장승이 박혀있는 길이라고 해서 장승배기라고 부르는 길인데 옛날에는 고을 터로 들어가는 입구에 뜻있는 장승이 서 있던 길이었다고 한다.

[민속]

* 덕진골산신제(山神祭) - 매년 음력 10월 3일 날 마을 뒷산 산제당골 당집에서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산신제를 지냈다. 산제당은 단칸 기와집으로 당내에는 산신과 호랑이가 함께 그려있는 산신도와 제기가 있었다.

  산신제를 지낼 때는 일주일 전부터 생기복덕(生氣福德)한 마을주민을 제관으로 선출하여 대문에 왼 새끼로 금줄을 치고 황토를 깔고 부정한 사람의 출입을 막고 매일 찬물로 목욕을 하였으며, 부부간 잠자리와 비린 음식도 멀리하고 첫닭이 울어야 제를 마치고 내려오는 전통 민간신앙이었다.

* 덕진골거리제 - 매년 정월 14일 날 독선배기에서 마을의 안녕을 비는 거리제를 지냈다. 높이 190~220cm, 밑 둘레 170cm, 갓 둘레 320cm의 선돌이 흡사 남근석같이 보이는 독선배기는, 아들을 낳지 못한 여인들이 돌을 던져서 그 돌이 독선배기 위에 올라앉으면 아들을 얻는다는 풍습이 있어서 독선배기 위쪽에는 잡석이 수두룩하게 쌓여 있었다.

[고적]

* 덕진산성(德津山城) - 적오산 정상에 백제 때 축성한 석축산성이다. 평면상 마름모꼴인 성의 둘레는 730m에 북문 터와 서문지가 있고, 동쪽으로 동문지로 연결된다. 또 성내에는 다량의 토기 조각과 와 편이 산재하여 있다.

* 덕진사지(德津寺址) - 동북쪽 탑골의 절터를 덕진사지라 불러온다. 절터에는 90cm가량의 석불이 있고 석탑의 탑재가 산재하여 있다는 기록이 문화유적총람에 보이는데 6.25동란 뒤에 없어졌다.

[주(註)]

  옛 고을답게 덕진은 민속이나 고적이 많다.

  또 역사가 깊은 만큼 지명(所比浦. 赤烏. 德津)을 두고 학자들 간에 의견이 분분하다. 덕진에는 포구나 나루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옛 문헌을 보면 갑천 선창말(도룡리 앞)까지 서해의 상선이 들어왔다고 하니,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아마도 지금 관평리 앞 갑천을 덕천(德川) 포구나 나루였으리라는 추측뿐이다. 확실한 것은 오랜 기간 성(城)까지 갖추고, 옛 탄동면 일부와 연기군 금남면 일부 그리고 구즉면 전체를 다스린 고을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옛 항공사진을 보면 지형이 풍수학적으로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 - 닭이 알을 품은 듯한 형세) 같다. 구즉으로 넘어가는 옛 길에서는 덕진마을이 보이지 않은 지형이다. 한마디로 천혜(天惠)의 요새(要塞)로 인해서 우리나라 원자력 연구의 핵심이 모두가 자리한듯하다.

  지금은 옛 덕진현지(德津縣址)는 없어진 지 오래되었고, 마을과 들을 비롯하여 수백 년을 내려온 민속이나 풍속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옛 향수를 찾을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2018. 1. 16

아름드리 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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