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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 짐을 나누어 지는 것

장편소설 '대지'로 1933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미국 여류 소설가 '펄 벅' 여사가 1960년에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했을 때 일화 한 도막이다. 펄 벅 일행과 함께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경주 시골길을 지나고 있었다. 한 농부가 소달구지를 끌고 가고 있었다. 달구지에는 가벼운 짚단이 조금 실려 있었고, 농부는 자기 지게에 따로 짚단을 지고 걸어갔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이상하게 볼 광경이었다. 힘들게 지게에 짐을 따로 지고 갈 게 아니라, 달구지에 짐을 싣고 농부도 타고 가면 아주 편할 텐데... 통역을 통해 그녀는 농부에게 물었다. "왜 소달구지에 짐을 싣지 않고 힘들게 갑니까?" 그러자 농부가 대답했다. "에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저도 일을 했지만, 소도 하루 힘들게 일했으니 짐도 나누어..

삶의 이야기 2021.05.29

황금보다 더 소중한 지금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는 탐험대가 유적을 조사하다가 인적 드문 산속에 위치한 곳에서 토굴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토굴에서 탐험대가 발견한 것은 끝도 없이 쌓여있는 황금과 두 사람의 유골이었다. 탐험대장은 이 사람들이 왜 황금을 쓰지도 않고 모으기만 하다 죽었는지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서 조사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추론했다. 황금을 캐기 위해 온 두 사람은 오래된 토굴에서 금을 발견했고, 한동안 금을 캐며 토굴에서 생활했다. 그러나 그들은 오로지 금을 모으는 데만 정신이 팔렸고 앞으로 먹을 식량도, 다가오는 겨울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정도면 됐다'라고 생각할 때는 이미 겨울의 한 복판에 와 있었고, 식량도 모두 떨어진 채 땔감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눈보라가 몰아..

삶의 이야기 2021.05.17

언어는 습관이고 문화다.

유행어는 그 시대에 만들어진 언어다. 속담 또한 시대적 배경에서 녹여낸 언어이고 문화다. 요즈음 TV 매체를 시청하다 보면 젊은 층에서 '1도 없다.' '1도 모른다.'라는 말을 가끔 듣는다. '1도 모른다.'라는 말의 배경을 살펴보면, 2014년 mbc 방송 진짜 사나이 프로에서 홍콩계 캐나다 2세 헨리(Henry 1989~)가 듣고 답하는 과정에서 백보드에 적은 문자가 '모라고 했는지 1도 몰으갰습니다'에서 기인한다. '1도'와 '하나도'는 완전 다르다. '1도'는 숫자의 개념이고 '하나도'는 '전혀', '조금도'의 뜻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1'은 한자어이고 '하나'는 고유어이다. 그런가 하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같아요." 하고 말꼬리를 맺는 대화를 듣는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본인의 느낌을 "..

삶의 이야기 2021.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