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어는 그 시대에 만들어진 언어다.
속담 또한 시대적 배경에서 녹여낸 언어이고 문화다.
요즈음 TV 매체를 시청하다 보면
젊은 층에서 '1도 없다.'
'1도 모른다.'라는 말을 가끔 듣는다.
'1도 모른다.'라는 말의 배경을 살펴보면,
2014년 mbc 방송 진짜 사나이 프로에서
홍콩계 캐나다 2세 헨리(Henry 1989~)가 듣고 답하는 과정에서
백보드에 적은 문자가 '모라고 했는지 1도 몰으갰습니다'에서 기인한다.
'1도'와 '하나도'는 완전 다르다.
'1도'는 숫자의 개념이고 '하나도'는 '전혀', '조금도'의 뜻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1'은 한자어이고 '하나'는 고유어이다.
그런가 하면 남녀노소 불문하고 "~같아요." 하고 말꼬리를 맺는 대화를 듣는다.
남의 이야기가 아닌 본인의 느낌을 "맛있는 것 같아요."
"고마운 것 같아요."
심지어 곱게 물든 단풍을 보는 단풍객에게 기자의 인터뷰에
"단풍이 참 아름다운 것 같아요." 한다.
왜 본인이 직접 경험한 느낌을 남의 느낌처럼 두리뭉실하게 말을 할까?
"맛이 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 단풍이 참 아름답습니다."라고 주관적으로 못 할까?
하기야 몇 안되는 내 글에도
'~그래서 나는 유쾌한 하루를 보낸 것 같다.'로 쓰여있다.
누가 읽어도 자신감이 없는 문장이다.
왜 그럴까?
불확실한 우리 사회가 그런가,
아니면 창의적 교육이 아닌 주입식 교육의 산물일까?
어떻든 현시대에 언론 매체의 영향은 매우 크다.
언어는 습관이다.
아무리 어색한 언어도 습관적으로 내뱉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들리게 된다.
잘못된 언어 습관이 문화를 바꿀 수도 있다.
우리 말을 우리 말답게 표현할 수 있는 우리 글을 갖고 있다는 건 말할 수 없이 소중하다.
그래서 두리뭉실하게 표현하는 것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는 언어문화가 정착되었으면 좋겠다.
2021. 2. 16
아름드리 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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