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아침부터 수선떨던 아내가 손수 만든 빵이라며 한 접시 내민다.
모양은 별로지만 이스트 냄새와 함께
어린 시절 먹었던 구수한 강냉이 빵 냄새를 자아냈다.
50여 년이 지나가는 옛 추억을 더듬어 나간다.
일명, 미국 무상원조로 준다 했던 옥수수빵,
한 반에 60~70명 정도의 우리반 친구들은
당번이 커다란 대바구니에
배당된 빵을 가지고 오기 전부터
구수한 빵 냄새에 공부는 뒷전이었다.
4~5개씩 붙어있는 빵 뭉치를
나의 몫으로 자르는 순간,
어찌 그리 친구의 빵이 더 커 보였는지...,
어린 시절 허기진 배고픔에
어느새 싱글벙글하던 친구들,
집에 동생이 있는 친구들은
그 배고픈 욕구를 참아가며
반 도막가량은 집에 가지고 간
착한 친구도 있었다.
하지만 가져가다 불량한 형들에게
빼앗긴 경우도 있었다.
누나가 둘이 있던 나는
일찍이 호사스러운 빵 맛을 보았던 기억에
미소짓는다.
-아름드리 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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