宗事이야기

柳자에 얽힌 이야기

아름드리 블로그 2010. 2. 24. 10:46

 

바보 사위의 글 풀이

 

딸 삼 형제가 함께 자랐다.

 

위의 두 언니들은 운이 좋아 훌륭한 남편을 만났지만,

셋째 딸만은 팔자가 사나워서 바보 같은 남편을 만나게 되었다.

 

어느 날, 세 사위들은 장인의 회갑 잔치에 불려 가게 되었다.

 

위의 두 딸은 남편들이 똑똑하기 때문에 걱정이 없었지만

셋째 딸은 남편이 바보 같았기  때문에 걱정이 태산 같았다.

 

‘어떻게 하더라도 이번에는 남편의 위신을  좀 높여 주어야겠어’ 하고

벼르면서 잔치 전날 밤에 남편을 불러놓고 교육을 시켰다.

 

“내일 처가에 반드시 정원 가운데 있는 정자에 걸려 있는 액자를 읽어 보라고 할 거여요.

그것을 읽는 법을 가르쳐 드릴 테니 나가서 버들 가지를 하나 꺾어오세요.”

 

그런데 남편은 버드나무 한 그루를 통째로 뽑아 왔다.

 아내는 하도 어이가 없어 비명을 질렀다.

 

“어머나! 누가 이렇게 큰 나무를 뽑아 오라고 했어요? 가느다란 가지로도 충분한데…”

 그녀는 버드나무에서 가는 가지 한 개를 꺾어 들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자아! 그럼 내 말을 들어 보세요.

 내일 아버지가 액자에 무슨 글자가 쓰여 있느냐고 물으시거든 나의 행동을 잘 보고 대답하세요.

 

그 액자에는 방화의류(傍花衣柳)라는 네 글자가 쓰여져 있어요.

 

그러므로 아버지가 첫 번째 글자를 가리키시면 내가 슬쩍 당신 옆에 가서 설 테니 ‘곁 방(傍)’이라고 대답하세요.

 

그리고 두 번째 글자를 가리키면 내가 머리에 꽂고 있던 꽂을 만질 테니 ‘꽃 화(花)’라고 대답하고…”

 

“그 다음엔 어떻게 하지?”

 “잠자코 내 말을 들으세요.

 

셋째 글자를 가리킬 때는 내가 치맛자락을 잡아당길 테니까 ‘옷 의(衣)’라고 대답하고, 

 

그리고 넷째 글자를 가리킬 때는 내가 허리춤에 손을 집어넣겠어요.

 

곧 내 허리춤에 꺾은 버들가지가 들어 있으니, ‘버들 류(柳)’라고 대답 하세요.”

 

 

과연 회갑 잔칫날, 장인이 바보 사위를 보더니 액자의 글을 읽어 보라고 했다.

 그는 한 자, 두 자. 세 자 까지는 무난히 대답했다.

 

그러나 마지막 글자에 이르러서 대답이 막혀 버렸다

.지난밤에 배운 것을 까맣게 잊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아내는 안타까워서 부산하게 손을 놀려 허리춤을 만졌다.

 그래도 남편은 알아차리지 못하고 멍청하게 서 있었다.

 

드디어 아내는 화가 나서 두 손으로 가슴을 찧었다.

 그러자 남편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유방(乳房 ) 유자입니다!”하고 대답해 버렸다.

 

아내가 하도 어이가 없어 소리를 질렀다.

 “여보! 어젯밤에 당신이 꺾은 것이 무엇이었지요?”

 

“아아! 그래, 무릎이야. 무릎!”

 

 

 

 

 

출처 : 이야기 한국야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