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부모의 바램

아름드리 블로그 2014. 11. 24. 14:01

 

매월 한 달에 한 번씩 들리는 원룸.

아들 둘이 큰 뜻을 품고 서울에 자리 잡은 곳이다.

아내와 오늘 당일로 원룸에 다녀왔다.

매월 하는 행사지만 오늘따라 힘에 부친다.

 

큰아들은 년 초에 일명, 서울에 명문대를 졸업하고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지 않고

공직의 길을 걷겠다고 수험 생활을 하고, 둘째는 대전에 국립대학교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휴학하여 큰아들 따라 수험 생활을 한다.

 

지난 4월, 넓고 편안한 집을 놔두고 먼 서울에서 비좁은 원룸을 택했을 때 의견이 사뭇 달랐다.

입고 먹고 자는 데 불편을 무릅쓰고 아들 두 형제가 선택한 길이다. 나도 그 나이에 그랬을 것이다.

 

아내가 3일 전부터 준비를 한다.

밑반찬, 찌갯거리, 볶음 거리, 김치, 채소, 쌀과 육류까지...,

계절에 맞는 옷부터 침구류, 전자부품에서

주방, 세탁 및 욕실 세제를 비롯하여 소모품인 휴지, 치킨 타올 등등 메모하며 챙긴다.

 

오후 2시쯤에 집에서 출발하여 5시쯤에 도착하면 오랜만에 아내가 해주는 저녁 식사를 다 같이 포식을 하고 형제는 도서관으로 향한다.

 

그때부터 우리 부부는 바빠진다.

 

아내는 그간 쌓였던 주방 쪽 싱크대와 냉장고를 한바탕 뒤집어 놓는다.

아들 둘이 한 달 동안 사용했으니 오죽하랴!

전 달에 가지고 왔던 음식물 중 잘 먹지 않고 남은 음식을 분리하여 꺼내고,

새로 가지고 간 음식과 주재료, 부재료를 찾기 좋게 정리한다.

나는 세탁 세제를 보충하여 채워 놓고 누리낀 화장실을 락스로 닦고 씻기며,

침대의 이부자리와 소형 청소기 통을 털어주면 대략 끝난다.

 

봄부터 시작한 수험공부가 부족했는지 올해 시험은 모두 떨어지고 말았다.

내년 시험에 다시 도전하기로 채찍과 격려로 다시 시작한다.

 

밤 11시가 넘어 아들 녀석들이 들어오면서 우리 부부는 대전으로 내려온다.

당일로 다녀오는 서울 아들 원룸방문은 꽤나 피곤하다.

내 부모님이 하셨듯이 이는 숙명인가 보다.

 

제욱, 태훈 아버지. 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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