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공파, 영암. 모산 죽봉공종중(竹峯公宗中)
하정공 5세손 모강공 용공(茅薑公 用恭)이처음 입향한 종가이다.
성로(星老)의 계자 치영(致榮)은 총효열가의 종손으로 효성과 우애가 독실하여 5형제가 한집안에 살며 의복마저 함께 입었다.
또 덕성이 혼화(渾和)하여 종들께 이르기를 "우리 논에 날아드는 새는 쫓지 마라, 쫓으면 가난한 집 논으로 날아갈 것이다." 하고 만일 공의 전답에 곡식을 베어가는 사람이 있어도 부모 공양을 위해서라면 이를 꾸짖지 아니했다.
하루는 섣달 그믐날 밤 장형 댁을 다녀오다 문전에 이르니 창고에서 벼 한가마를 몰래 가져가는 것을 보고 길을 비켜주며 "땅이 험악하니 조심히 가라" 당부하였다.
또 공의 집에는 매일같이 많은 과객이 있었는데 하루는 내실을 다녀오는 사이에 어느 과객이 공의 도포를 입고 즐거워함으로 이를 본 공은 무색하게 여길까 봐 도로 내실로 들어가 버렸다.
후에 그 과객이 떠나는 날 그 도포를 깨끗이 세탁하여 노자까지 싸서 주니 과객이 감읍하고 서울 남대문에 삼남청풍류진사(三南淸風柳進士) 써 붙이고, 또 전주에도 만인적덕류송와(萬人積德柳松窩)라 써 붙이니 그 말이 근래까지 전해온다.